평화의 기도
Harr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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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.10.24 00:31
기도
어느 추운 눈 내리는 겨울밤
불을 끄고 막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었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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귀찮은 생각이 들었습니다. 그래도 구주를 영접하며 살아가는 내가 찾아온 사람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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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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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 앞에는 험상궂은 나병환자가 추워서 벌벌 떨며 서있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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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병 환자의 흉측한 얼굴을 보고 섬칫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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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물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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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?”
“죄송하지만 몹시 추워 온 몸이 꽁꽁 얼어 죽게 생겼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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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 좀 녹이고 가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. ”
문둥병환자는 애처롭게 간청을 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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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으로는 솔직히 안된다고 거절 하고 싶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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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성도의 양심에 차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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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못해 머리와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주고 안으로 안내 했습니다.
자리에 앉자 살이 썩는 고름으로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
“어떻게 식사는 하셨습니까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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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니요 벌써 며칠째 굶어 배가 등가죽에 붙었습니다.”
나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준비해 둔 빵과 우유를 가져다 주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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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둥병 환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빵과 우유를 게걸스럽게 다 먹었습니다.
식사 후 몸이 좀 녹았으니 나병환자가 나가주기를 기다렸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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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문둥병 환자는 가기는 커녕 기침을 콜록 이며 오히려 이렇게 부탁을 했습니다
“성도님! 지금 밖에 눈이 많이 내리고 날이 추워 도저히 가기 어려울것 같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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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룻밤만 좀 재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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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할 수 없지요. 누추하기는 하지만, 그럼 여기 침대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지요.”
마지못해 승낙을 했습니다.
염치가 없는 문둥병환자에게 울화가 치밀어오는 것을 꾹 참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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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살고 있어서 침대도 일인용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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침대를 문둥병환자에게 양보를 하고 할수없이 맨바닥에 자려고 하였습니다.
밤이 깊어지자 문둥병 환자는 또다시 엉뚱한 제의를 해 왔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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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성도님, 제가 몸이 얼어 너무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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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안하지만 성도님의 체온으로 제 몸을 좀 녹여주시면 안되겠습니까?”
어처구니없는 문둥병환자의 요구에 당장 자리에 일어나 밖으로 내 쫓아버리고 싶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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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신 ‘십자가의 은혜’를 생각하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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꾹 참고 그의 요구대로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문둥병환자를 꼭 안고
침대에 누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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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마 상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
일인용 침대라 잠자리도 불편하고 고약한 냄새까지 나는 문둥병환자와 몸을 밀착시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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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기 체온으로 녹여주며 잠을 청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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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저히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꿈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.
꿈속에서 주님께서 환히 기쁘게 웃고 계셨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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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프란시스코야!
나는 네가 사랑하는 예수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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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가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했으니 하늘에 상이 클 것이다.”
“아 주님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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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아무것도 주님께 드린 것이 없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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꿈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자리에 일어났습니다.
벌써 날이 밝고 아침이었습니다.
그러나 침대에 같이 자고 있어야 할 문둥병환자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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뿐만 아니라 고름냄새가 베어 있어야할 침대에는 오히려 향긋한 향기만 남아 있을 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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왔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.
“아! 그분이 주님이셨군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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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님이 부족한 저를 이렇게 찾아 주셨군요.감사합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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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도는 무릎을 꿇고 엎드렸습니다.
모든 것을 깨닫고 밤에 문둥병 환자에게 불친절했던 자신의 태도를 회개하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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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과 같은 비천한 사람을 찾아주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올렸습니다.
이 기도가 바로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‘프란시스코’의 ‘평화의 기도’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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